갑자기 기분이 급 우울한 하루를 이겨내기 위하여
모두들 안녕
22주차 임산부입니다
오늘은 갑자기 사연을 얘기할게요
제 사연입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참 좋았어요
쟈기님과 간단하게 빵에 커피마실때까지만 해도 말이죠
씻고 준비해서 저희는 용산역으로 갔습니다
시부모님을 봴려구요
지방에 사시는 분들인데 이유가 있어서 잠시 당일치기로 서울에 올라오셔서 저희가 차로 모시고다닐 예정이었어요
아침 10시반쯤 만났고 그 이후부터 4시반까지 함께 있었는데 그 시간 자체는 저에게 너무 고된 일정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저희 시부모님은 약간 마이웨이 스타일이신데요
아버님은 자기가 좋아하는것은 꼭 먹어야하시는 스타일, 어머님은 나도 그랬다 혹은 그정도 주수됐으면 입덧도 괜찮아지고 살만할텐데 스타일이라 해야하나여? 됐고 그냥 아버님이 하는건 무조건 따르는 스타일이라하겠습니다)
10시반 어느곳에 누군가와 약속이 있어 모시고 갔는데요
한 1시간 정도 돌아다니고 실내로 돌아와 또 누군가 점심을 같이 먹기위하여 기다리고있었는데
점심 먹으러 걸어서 20분정도 되는거리의 음식점을 꼭 가야한다는겁니다 사실 20분이 뭐 대수인가요 갈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참 사람 마음이 뭔지
(친구든 제 친정 가족들이든 제가 추운날 한 20분 걸어서 목적지까지 간다고하면 임산부가 추운데 밖에 그렇게 걸어다닌다고 뭐라고하며 걱정합니다 네 심지어 메뉴도 가능하면 제가 입덧같은것때문에 먹기 힘든거 빼고 고릅니다)
제가 고기 안먹었다는거 알고계셨었는데 고기국밥집을 가자고하셨던거더라구요 그렇다면 지금은 괜찮은지 점심 국밥인데 괜찮냐고 물어볼수있는데 뭐 당연히 가야지 느낌으로 계시더라구요
되려 처음본 아버님 지인분이 임산부가 먹고싶어하는걸로 먹어야한다고하니까 어머님이 우린그런거없다고 아버님 뜻대로 해야한다고해서 그때 기분이 좀 상하기시작했습니다 거리가 좀 된다고 걱정하시길래 웃으면서 걸어보겠다고는 말씀드렸지만 옆에서 쟈기님이 괜찮아요 그정도 걸을수있어요 뭐 이렇게 말하는데 그건 상한게 아니라 조금 빡치기 시작했죠? 내 몸뚱아리인데 왜 너가 괜찮다고해?
(이게 아들만 있는 집안이라 그런건지 뭔지)
그렇게 결국에는 왕복 1시간 거리의 그 음식점 갔고
다행히 먹을 수 있는 정도의 고기라 잘 먹고나왔어요
그리고 지인분과 헤어지고 기차역으로 다시 모셔다 드리는데 시간이 한시간 남아서 백화점 구경을 좀 하자고하셔서 기차역 앞 백화점 구경을 했습니다
저도 골라보라는데 제가 제대로나 보겠어요?
못골랐어요 그냥 휘리릭 보면서 난 이건 별로다 이러고 쟈기님 옷으로 넘어갔어요
확실히 아들옷이라 열심히 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옷구매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는데 휴 내가 뭐하는거지 싶대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인사드리고 저희는 집에 오는길인데 쟈기님이 우리 다음주에 뭐하지? 뭐없지? 이래서 내 생일이지 이랬는데 생일케이크 제가 초코케이크 먹고싶다해서 보는데 딸기케이크만 많지 초코케이크는 안나온다고 코스트코에서 살까?? 이러더라구요 코스트코에 초코케이크가 있었나? 이러니까 있지않을까? ㅋㅋㅋ
와우 그게 뭔지 기분 팍 상해서 슙알 싫은데라고 말은했는데 하 기분이…
내가 조금만 검색해도 여기저기 나오는데
뭐 안나와?
그리고 코스트코? 그만큼 내 생일
신경쓰기 귀찮다는거야? 뭐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지더라구요 ㅋㅋㅋ
나는 본인 생일 되면 좋아하는 케이크 종류 맛있다는데 저장해놓고 거기 사는데… 하…
그래서 집와서 씻고 계속 눈물이 나오면서 이 글을 씁니다 왜 우냐길래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눈물이 나더라 말하니까 잡생각 하지말라는데 ㅋㅋㅋㅋ
기가차네… 까무러쳐…
여러분 제 포인트 아시겠나요?
그러니까 호르몬 영향이지만 제가 오늘 짜증났던 포인트
1. 아버님의 음식선정에 내 의사존중 없는것
2. 어머님의 니 입덧이던말던 아버님의 의견대로 먹으러가야한다는 주장
3. 왕복1시간거리의 음식점 다녀오는것에 괜찮고말고를 지가 대답하는 쟈기님
4. 제 생일에 우리 뭐하냐면서 물어보고 케이크는 걍 찾기 귀찮으니 코스트코에서 보는게 어떠니
좀 와전시킨 포인트지만 제가 받아들인건 저거에요
순수하게 그냥 못받아들이고 저렇게 나쁘게 들었냐고요? 네
뒤돌아보니 그렇네요
집에와서 눙물로 샤워하고 눙물로 폭풍 케이크 검색하는 나자신 ㅋㅋㅋ 종나 외로워보이네요…
내건 내가 챙겨야지 싶고 누구하나 안챙겨줌
후.. 오늘은 이게 자꾸 눙물이 나와서 뭐가 기분이 나빴는지 쟈기님에게 설명을 못했더니 잡생각 하지말고 자라고 ㅋㅋㅋㅋ
(이때 또 저를 거슬리게 한 표현 잡.생.각)
이게 제가 임신전에는 생각 없는부분들이고 걍 원하는바를 말할수있었눈데 지금은 일도 못하고 호르몬도 요상한지 괜히 눙물이나네요? 이걸 쓰고 있는 당일 아침까지 눈물이 났었습니다
눈이 아주 땡땡 부은건 말할것도 없고 내가 울고싶어서 우는데 애기에게 영향이 갈까봐 자꾸 진정하려고 하는 저도 참 슬프네요
임신기간에도 시댁에서는 내 생각을 안해준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가 과연 둘째를 생각할 여유가 있을까 싶기도 해요
굉장히 멀리멀리 생각이 돌고 돌아왔으나 지금 드는 생각은
뭔 생각이 있겠어.. 그냥 남들하고 똑같이 어찌저찌 시간지나고 익숙해지며 살겠지...
라고 본인의 슬픔을 지나가는 사람들도 꽤 될겁니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 세대와 지금 세대는 확연히 틀리기때문에 생활의 지혜라면 모를까
모든 어른들의 조언을 깊이 담아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고요? 상황이 다르니까요
예전에는 청년시절 일을하다가 아기를 가지면 그만두는 여자들이 대부분이었을겁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죠 그렇게 전업주부가 됩니다 나가서 일하고싶지만 애키우는데 집중하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고합니다 (필요에 따라 저희 엄마처럼 일하시는 분들 당연히 계심)
지금도 마찬가지로 계속 일을 하다가 아기를 가져서 일할수있을때까지 일하다가 그만둡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죠
시댁포함 주위에서도 재취업을 강력히 권유합니다
(심지어 부모님중에는 내가 돌봐줄테니 넌 나가서 일해라 하는 분들 계심)
->그러니까 요즘 엄마인 우리는 엄마일을 잘 해내면서 일을 다시 할수있고 해야만하는 강박과 의무가 동반됩니다
애를 키우려면 돈이 있어야하고 맞벌이를 해야 남편도 부담이 덜하니까요
이 강박과 의무가 우리에겐 힘들때가 있습니다
나도 완벽하게 엄마역할을 하고싶고 완벽하게 직장생활도 잘 하고싶어요
근데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언젠간 제 연료도 고갈될 것입니다
여기서 드는 생각포인트 있나요?
왜 내 생각은 아무도 안해주나
위에서 제 사연을 보면 아주 자잘합니다
뭐 밥먹으러 걸어서 왕복 1시간가는거? 자잘합니다
입덧 나아졌다지만 물에 빠진 고기 안좋아하는 며느리, 와이프 생각안하는거? 자잘합니다
생일 케이크 그냥 마트에서 사자는 남편? 자잘해요
보면 뭐 큰 케이스 뭐가있나요?
하지만 이 자잘한게 모여 제 마음에는 크게 자리잡는겁니다 "아 이 사람들 날 생각안해주는구나"
그럼 이제 저는 어떻게 액션을 취해야하고 마음을 어떻게 잡을까요?
이게 그냥 사는거지? 웃기지마세요
난 완벽하게 해낼 필요가 없다.
엄마의 할일? 처음인데 어떻게 잘해?
며느리의 의무? 내 생각안해주는데 어떻게 잘해?
아내의 내조? 웃음이 나옴
여러분 저는 말이죠 최.최.최.최종 내 결론 및 합리화 및 내편의 말
->내 생각하는건 나밖에 없고, 내가 나를 놓지않겠다
아무도 나를 그저 엄마, 그저 와이프, 그저 며느리라고 생각하게 두지않을거에요
내 생각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할겁니다
"케이크ㅋㅋㅋ 내가 예쁜거 알아서 고를게 넌 그냥 대충살아"
제 많은 사연과 많은 결론, 최종 합리화 여러분들이 제 생각을 공감할 필요 없고,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 할 필요 절대 없는거 알죠? 본인 생각은 본인이 제일 잘 해주세요 제발 행복해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