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오랜만에 티스토리의 글을 써보는것같다.
내가 글을 이렇게 다시 쓰는, 아니 쓸 수 있는 이유는 혼자만의 시간이 보장되어있기때문이다.
어렸을때부터 독립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나는 직장을 제외하고 남편과 계속 같이 붙어있는데 그렇게 되면 내가 해야할일을 잘 못하게된다.
왜 연애할때는 데이트하러 나가서 데이트에 집중하지 블로그 쓰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은가...
...? 아닌가? 나만그래?
어찌되었든 남편과의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걸 안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놓아버린 나의 일상들.
그 일상을 다시 이어붙일때가 되었다.
결혼
결혼생활은 내가 생각한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지만 우리는 큰 트러블이 없다. 물~론 우리 둘의 투라불이 없다는거제 뭐 썸띵 쉬댁췬줭 이런걸 말하는건 아니다. 그건 우리 둘이서 어찌할수있는게 아니니까여..
쨋든 대화가 최고다. 결혼한지 한 8개월쯤 되었을때였나 난 퇴사를 결심한다.
왜 무슨일이 있냐 라고 물어본다면 아니다 없다. 나는 치위생사다.
이 직업의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데 치과에서 흔히 간호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다 치위생사다.
치위생사도 있고 보험청구사도 있고 기공사도 있고 간호조무사도 있지만 포멀하게는 치위생사가 있는게 맞다.
anyway
내 직업의 장점의 극 장점은 직장 구할곳이 너무나 많다는것이다. 주위를 봐도 여기도 치과, 저기도 치과니까 그만두면 다른곳으로 이직하면 그만이다. 그 특성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있고, 나는 결혼 후 직장과의 거리도 멀어져 결혼하고 얼마 못가서 다른곳으로 옮기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있게 되었다. 이게 바로 미운정 아닌가 ㅎㅎㅎㅎ
그래도 이제는 한계가 오기시작해 퇴직 후 좀 쉬었다가 다른 병원을 가려고 했더니 아니 이게 먼일?? 아가가 찾아와따..!
임신
퇴직을 생각하며 남편과 유럽여행을 가기로 약속하고 비행기표도 다 구매했는데 10월에 임신 사실을 알아버렸다.
진짜 어이없는게 5~8월까지 잠복결핵약을 먹어서 술도 못마시다가 약 다먹어서 9월에 엄청 먹고다녔는데 10월에 임신준비를 위해 산 임테기를 그냥 해봤는데 2줄이 떴다. ㅋㅋㅋㅋㅋㅋㅋ 못믿어서 이틀간 임테기를 했다.
산부인과 갔더니 5주라더라 헷
역시 엄마가 된다고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눈물날뻔
어느 직업이든 아쉬운점이 있기마련이다. 내 직업도 마찬가지. 임신한 여성에게는 매우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치위생사도 만삭까지 일하는 아주 멋있는 선생님들이 많으니 오해 ㄴㄴ, 내가 나약한걸로)
발암물질을 만지거나 엑스레이 방사선을 자주 쬐는 우리들. 환자 한명한명 방사선 얼마전에 찍었는데 엑스레이 또 찍냐고 하시는데 우리는 그 몇배? 아니 몇십배를 찍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유럽행 비행기 한번 왔다갔다하는것보다 훠얼씬 적지만 진짜 나 유럽행 비행기도 있고 앞으로 몇개월동안 납방호복입는다해도 아예 막을 수 있는건 아닌데 괜찮을까 걱정이 앞섰다. 많은 분들이 나 이렇게했어도 건강하게 아기낳았어요~ 라고 말하지만 100% 확률은 아니니까 그건 단언할 수 없다. 결국 나도 일을 쉬기로 결정한다.
퇴사를 결정했던 나는 다시 협의 후 무직휴가와 육아휴직 출산휴가 육아휴직 하고 복직을 하기로 한다.(고용노동부에서 가능하다고 이미 상담을 마쳤다.)
다행히 원장님이 개쏘쿨한 여장부셨기때문에 손쉽게 얻어낸 결과였다.
그래서 11월까지 일을 한 나는 현재 걍 집에 있다. 도비는 자유에요 홍홍홍
휴직시작
무급휴직이 시작되었다. 지금 쉰지 1주밖에 안되었는데 주위에서는 아주 좋아죽냐고 계속 물어보고 남편도 집에만 있으니 부럽다고한다. 뭐 반대상황으로 남편이 쉬는걸 내가 맨날 본다고해도 나도 같은 말을 했을거지만 지금 이느낌은 청년일때 쉬는거랑은 좀 다르다. 부모님의 보호아래 부모님집에서 쉴때랑 남편과 같이 벌다가 이제 남편만 번다고 하니 불안함과 좀 눈치보이려하는 이 느낌. 개별로다. 아직 배도 별로 안나왔는데 왜 벌써 쉬어?? 걍 일다녀~이런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남얘기라고 쉽게 말하고 쉽게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을 다르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기분이 더러우니까 말이다! 난 당당하다.
직업적 특성으로 난 다시 복직을 하거나 맘만 먹으면 다른곳으로 가서 일을 시작할 수 있고, 우리 피스타치오(태명임돠)를 가졌으니 난 안전하고 안락하고 행복해야한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면 휴직기간이 너무 무료하고 무의미하니 할것들을 생각했다. 그 중 하나가 이 블로그, 그리고 나머지는 차차 올리려고 한다. 자주 올릴거니까요
내 전 스토리를 완료했다. 매우 길었을 것 ㅎ
원래는 일했을 시간인 오전 9시~1시. 나는 이때동안 하는 일이 있다.
남편이 9시쯤에 나가면 가능하면 같이 나가 1시간 산책을 하고 돌아와 청소를 한다. 그러면 11시 조금 안되는 시간.
내가 애정하는 이지은 언니를 따라 운동을 한다. 운동이라 쓰고 스트레칭정도라고 읽는다. 복부운동은 안된다고해서 ㅠ
딱 1시간만! (운동 꾸준히 하는건 굉장한 자부심을 준다. 강추!)
그리고 점심을 준비하고 먹는다. 임신하면 그저 먹고싶은것을 먹으라고 하는데 뭐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몸무게 생각을 하니 미친듯이 먹지는 못하겠다. 그래서 나름 건강하게 양배추 또띠아 랩을 해서 먹었다.
이 수많은 소스들 ㅋㅋㅋㅋㅋㅋㅋㅋ 스리라차 + 케찹 + 랜치소스 + 마요네즈
이걸 다 먹으려는 건 아니었는데 당최 뭐가 베스트 조합인지 난 잘 모르겠어서 이것저것 먹어보려고 다 꺼냈다. ㅋㅋㅋ
다 괜찮았슴...!
집에 있는 또띠아가 28인치라서 어유 컸다. 배부르다.(듬직)
먹고 설거지하고 나면 슬슬 집에 보기 싫은 부분들을 정리하고 싶어진다. 예를 들면 저 홍시~?
집에서 주셨는데 물렁해서 다 익었나 싶었다. 그래서 아이스 홍시를 만들려고 껍질을 까는데 슈벙..
괜히 했다 덜 익었다. 하지만 꼴보기가 싫은걸 ㅠㅠ 그냥 정리해 버렸다. 휴 후련해^^ 남편이 다 먹을거야
그렇게 할일을 끝내면 난 힐링 타임에 들어간다. 다리 마사지기 + 플쓰 게임
저거 풀리오라는 마사지기인데 아주 좋다 여행갈때도 가져갈생각이다. 충전을 자주해야하는게 아쉽긴하다만 압력이 아주 마음에 든다. 아주 nice여 nice~
조금 있다가 삼촌이 일본여행갔다가와서 우동을 만들어준다길래 냉큼 가봤다. 준다는데 냉큼 가야쥬~
한상 차림 장난아니다. 도시이름은 모르지만 소도시를 여행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는지 계속 일본 얘기를 하더라 ㅋㅋㅋ
덕분에 귀한 상차림 받았다. 우동면에 간장 +버터+ 통후추+ 날계란이 들어가는데 내 입맛에는 괜찮았다. 어른들은 이게 맛있냐고,굳이 이걸 먹으러 웨이팅하긴 싫다라고 굳이굳이굳이 얘기한다. 사와서 해주면 그냥 맛있다~ 덕분에 이런걸 먹어보네~하면 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참 표현 아쉽다.(참고로 저희 부모님 얘기입니다.)
나는 날거를 먹지 않는것도 있지만 굴은 원래도 좋아하지않은데 이날 굴이 선물로 들어왔다고 부모님이 생굴 익힌굴 다 준비하셨다. 언니네부부랑 쟈기(남편)는 이날 3년치 굴은 다 먹었다고 얘기했다. ㅋㅋㅋ
삼촌은 언니랑 나를 어릴때부터 너무 잘 챙겨줬었는데 이번에 해외여행 다녀왔다고 이렇게 바리바리 과자를 사왔다. 뭐 갖고싶냐고 카톡했을때 그냥 인스타에 돌아다니는 세계과자 추천 피드 보내면서 이런거 보이면 구해줘 이랬는데 돈키호테가서 ㅋㅋㅋㅋ 직원한테 오나지데스까:)??이러면서 다녔다한다. 너무 웃김 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얘기한걸 거의다 사왔다 부피가 장난아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라고 함. 난 유럽여행가서 이렇게 못사올거같은데 어쩌지 뚀륵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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